셀레늄

뉴스메이커Cover Story 셀레늄 관련 기사입니다.

달그리자 2006. 12. 10. 18:04
2003년 6월19일자 뉴스메이커Cover Story 셀레늄 관련 기사입니다.

1. 한국 상륙한 셀레늄 열풍

기적의 원소, 푸른 빛의 마법사....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셀레늄(Selenium)을 이렇게 부른다. 노화 방지-암 예방-면역기능 활성화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다.

선진국에서 불고 있는 셀레늄 열풍이 국내에도 상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우유-닭고기 등에 셀레늄 성분을 강화한 제품이 속속 나오고 있고, 제약회사에서도 종합 비타민제에 셀레늄 첨가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에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원인으로 셀레늄 결핍이 지목되면서 전세계적으로 셀레늄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원소기호가 Se인 셀레늄의 인생(?)은 드라마 그 자체다. 셀레늄은 독성이 있는 원소여서 적당한 사용처를 찾지 못해 오랫동안 철저하게 잊혀진 원소로 존재했다. 독성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3세기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1860년에는 사우스다코타 지역에 주재하던 군대의 군의관이 말에서 셀레늄 중독 증상을 보고한 기록이 있다. 셀레늄을 과잉섭취하면서 털과 발굽이 빠지는 치명적인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결핍과 관련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 중 1973년에는 셀레늄이 동물 체내에서 항산화작용(일종의 노화 방지)을 하는 효소인 글루타티온 퍼옥시다제의 필수 구성 성분임이 밝혀졌다. 이후 1978년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셀레늄을 필수 영양소로 인정하고 50~200μg을 1일 권장량으로 정했다.

미국에선 알약 형태 영양제 판매

특히 1996년, 미국 애리조나 대학의 래리 클라크 박사가 셀레늄 투여로 암 발생률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을 임상실험을 통해 증명하면서 셀레늄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로 현재 미국에서는 셀레늄 복용 '열풍'이 불고 있다. 미국에서는 셀레늄이 알약 형태의 영양 보조 제로 판매되고 있는데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240여 개 영양 보조제 중 30위를 차지했다. 이는 한때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에너지호르몬의 일종인 DHEA(Dehydroe piandrosterone)보다 높은 순위다. 미국 암연구소(NCI)에서 셀레늄을 연구하고 있는 테레사 스타트먼 박사는 커피에 셀레늄 가루를 미량 타서 마실 정도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올해 초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 30가지를 소개했는데, 그 중에는 '셀레늄을 많이 섭취하라'는 항목이 들어 있다. 수많은 미네랄을 제치고 셀레늄만이 거명될 정도로 영국에서는 셀레늄이 건강보조제로 완전히 자리잡고 있다.

그렇다면 건강에 필수적인 셀레늄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섭취하면 좋을까. 셀레늄은 독성이 있어 섭취를 식물에서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명과학자와 식품영양학자는 충고하고 있다. 생선이나 해산물 등에도 풍부하게 들어 있으나 가열하면 항산화 성분이 대부분 소실된다. 채소 중에서는 무-양파-배추-브로콜리 등이 셀레늄 함량이 높은 채소로 알려져 있다.

생선-무-양파-배추-브로콜리에 많아

하지만 우리나라 토양에 셀레늄 함량이 낮아 보충을 해줘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각국의 토양에 있는 셀레늄 양을 측정해 셀레늄의 양이 많고 적음을 구분해 지도를 그려서 표시하고 있다. 미국의 북서-북동-남동 및 오대호와 인접한 중서부 지역은 셀레늄 함량이 낮다. 남미-중국 북동부-구소련동부 지역-북한-영국-북아프리카-유럽 대부분 지역이 셀레늄 결핍 지역이다. 핀란드-스웨덴-뉴질랜드 등은 셀레늄 결핍 지역으로 비료나 사료첨가물 등으로 토양의 셀레늄 양을 높여주고 있다.

이 명희 박사(영양생리학)는 "우리나라는 셀레늄 함량이 낮은 화강암이 전 국토의 70%를 이루고 있다"며 "특히 남부와 서부 평야지대 토양의 셀레늄 함량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셀레늄 섭취 권장량은 지역마다, 그리고 여러 환경(흡연-임신-질병 유무 등)에 따라 다르다. 예컨대
미국영양학회에서의 권장량은 55~70μg이며, WHO 권장량은 50~200μg이다. 영국건강학회에서는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위해 섭취량 으로 500μg을 권장하고 있다. 암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투여하는 양은 1,000∼2,000μg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최적 건강을 위한 섭취량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와 있지 않다. 대략 WHO 권장량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에 약 40μg의 셀레늄을 주로 곡류로부터 얻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WHO의 1일 섭취 권장량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즉 추가적인 섭취가 필요하다.

과다 복용 땐 오히려 부작용

그러나 셀레늄 알약을 국내에서 구입하기란 쉽지 않다. 셀레늄 성분이 강화된 우유나 닭고기 등을 일부 기업에서 상품으로 내놓고 있으나 정제는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고 있다. 현재 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까지 대다수 종합 비타민제에 셀레늄 성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 셀레늄에 대한 관심이 그리 크지 않은 데다 독성이 있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암 예방-에이즈 예방-노화 방지에 효과 있는 셀레늄이지만 과다하게 복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즉 과유불급(過猶不及)인 것이다. 셀레늄이 20μg 들어 있는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고 있는 고려대 생명과학대 김익영 교수도 "과다 섭취할 경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데 머리가 벗겨지고, 손톱과 이가 빠지고, 피로감이 생기며 최악의 경우 사망하는 수도 있다"며 과다 섭취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푸른 빛의 마법사' 셀레늄

셀렌이라고도 한다. 셀레늄(Selenium)은 원자번호가 34인 산소족 원소의 하나다. 1817년 J. J. 베르셀리우스가 연실황산 제조공장의 연실니(鉛室泥) 속에 있는 적색물질에서 발견, 달을 뜻하는 그리스어 'selene'을 따서 명명했다. 즉 이에 앞서 발견된 원자번호 52인 텔루륨(지구를 뜻하는 라틴어 'tellus'에 유래한다)에 수반해 산출되는 데서 지구와 달을 대응시킨 것이라고 하며, 또 달빛과 비슷한 푸른색을 띤 빛을 발하는 데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지상에 널리 분포하는데 그 양은 극히 적다. 황화물에 수반해 금속의 셀렌화물로서 산출되며, 또 적색을 띤 천연산 황에는 비교적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유리 상태로 산출되는 경우도 있다. 셀레늄 원소 자체는 독성을 띄지 않지만 화합물은 독성을 띠고 있다. 셀레늄 결정은 빛을 쬐면 전자를 내는 성질(광전효과)이 있고, 다른 금속과의 접촉면에서는 한 방향으로만 전류를 통한다. 이 성질을 이용하여 광전지(光電池)-노출계-정류기(整流器) 등에 쓰인다. 전체 지각에 약 0.05ppm(ppm은 1백만분의 1) 정도 존재하는데, 이것은 철(56.3ppm)-칼슘(41.5ppm) 등에 비하면 대단히 미량원소에 속하는 셈이다.
조완제 기자 jwj@kyunghyang.com

2. 전립선암-대장암-폐암 억제

정말 셀레늄이 암을 예방할 수 있느냐고 주위 사람들이 질문을 많이 한다. 필자는 이에 대해 "그렇다(Yes)"고 답한다.
셀레늄은 생체 필수 미량 원소로서 다양한 생명체에 널리 존재하고 있다. 셀레늄에 대한 연구는 동물과 인간의 질병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1950년대 이후 활발하게 진행돼왔다. 이런 과정 중에 신빙성 있는 연구 결과가 쏟아져 나왔다. 특히 1996년 래리 클라크 박사가 셀레늄 투여가 암 발생률을 현저히 낮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필자가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연구는 셀레늄에 대한 종전의 시각을 완전히 바꿔놓는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 천문학으로 따지면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에 버금가는 것이다.

장기복용 땐 암 발생 평균 37% 감소

그리고 현재 이 연구 결과를 완전하게 확인-입증하기 위한 장기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다. 예컨대 1998년부터 2004년까지 시행되는 PRECISE(PREvention of Cancer by Intervention with SElenium) 프로젝트는 유럽이 중심이 돼 3만3천 명에게 그룹별로 셀레늄을 각각 0μg(플라시보), 100μg, 200μg, 300μg 투여해서 암 예방 효과를 연구하고 있다. 또 미국이 주축이 된 SELECT(SELenium and/or vitamin E Cancer prevention Trial) 프로젝트는 2001년부터 개시돼 3만2천 명에게 비타민E와 셀레늄을 함께 투여하거나 2개 중 하나만 투여한 뒤 폐암-대장암-전립선암 등의 예방 효과를 관찰하고 있으며 미국 암 연구소(NCI)에서 12년간 연구비 지급을 하기로 약정하였다.

물론 셀레늄 연구가 이처럼 암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면역 기능-항산화작용(일종의 노화 방지)에도 연구를 집중하고 있으며 바이러스성 질병-간암-남성불임증 등에 셀레늄이 어떠한 작용을 하는지도 연구하고 있다. 근래에 문제가 되고 있는 심장질환에 대한 연구에서도 항산화-항염증반응으로 셀레늄이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많다.

현재까지 나온 연구 결과를 가지고 셀레늄의 효능을 살펴보자. 셀레늄은 무엇보다도 암의 발생과 성장을 억제한다. 1996년에 클라크 박사가 미국 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한 것에 따르면 매일 200μg의 셀레늄 보충제를 4년 6개월간 복용한 사람의 암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37%나 감소했다. 특히 전립선암은 63%, 대장암은 58%, 폐암 발생 가능성은 46%나 각각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전립선암의 발생과 셀레늄의 섭취에 대한 관계를 밝히는 실험을 3만4천 명에 대해 실시한 결과가 1998년에 발표됐는데, 셀레늄의 섭취가 더 낮은 사람은 전립선암의 발생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크 박사의 연구 결과와 같은 맥락에 있다.

간암과 B형간염이 성인 중 15% 이상 발생하는(다른 지역보다 200배 높음) 중국 퀴동 지역 사람 약 200명에게 매일 200μg의 셀레늄을 4년간 섭취 시켰더니 간암과 B형 간염 발생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셀레늄을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간암과 B형 간염이 발생했다는 연구 결과도 1997년에 보고됐다.
셀레늄은 면역기능을 유지시키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셀레늄을 충분히 섭취하고 있는 사람에게 매일 200μg의 셀레늄을 투여한 결과 현저한 면역 강화 효과가 나타났다. 또 셀레늄은 바이러스성 질병에도 효과가 상당하다. 셀레늄은 에이즈 원인균인 HIV 바이러스의 감염을 억제하고 HIV 바이러스 감염이 에이즈로 되는 것을 막아준다. 실제로 적정량의 셀레늄을 섭취한 사람에 비해 HIV 바이러스 감염 환자는 20배 이상 더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 이처럼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하는 것으로 볼 때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변형을 억제해 사스의 전염을 막을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셀레늄이 부족한 중국의 한 지방에서 새로운 독감 바이러스가 생기고 자이레에서 셀레늄이 부족한 사람들이 HIV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률이 높은 것이 그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에이즈 원인균 HIV바이러스 감염 억제

노화 방지와 셀레늄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셀레늄은 21번째 아미노산인 셀레노시스테인과 셀레늄 단백질인 글루타 티온 페록시다아제의 구성 성분이다. 이 글루타티온 페록시다아제는 항산화 효소로 대사 과정에서 생기는 노폐물이라고 할 수 있는 과산화수소수-지질과산화물-인지질 과산화물 등을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즉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 질환을 개선하며, 피부를 젊게 유지하는 작용을 한다.

셀레늄은 불임과도 관련이 있다. 정자세포핵 글루타티온 페록시다아제 등의 셀레늄 단백질은 정자의 성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셀레늄이 부족하면 정자의 수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정자의 운동성이 저하돼 남성 불임을 유발한다.

이밖에 셀레늄은 여러 가지 작용을 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우선 셀레늄은 혈전 생성을 억제하고 혈관 벽과 심장세포를 활성산소 등 유리기(遊離基)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하므로 심장혈관계질환을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염증을 일으키는 포로스타그란딘 생성을 억제하므로 관절염 증상과 통증을 완화시키고 장기적으로는 관절염을 치유하는 효능이 있다.

셀레늄은 중이염-아토피성 피부염에도 치료 효과가 있으며 단백질 합성과정과 신체의 성장-발달 과정에도 관여, 결핍될 경우 어린이의 성정 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다. 셀레늄이 뇌에도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셀레늄의 공급이 소아의 간질 발작을 줄이고 또 셀레늄 결핍은 걱정-혼란-적대심 등 부정적인 기분과 우울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레늄의 생리적 기능
-항산화작용
-항암작용
-지질과산화물 제거
-성장 촉진
-갑상선기능 활성화
-면역기능 활성화
-염증 억제반응
-혈소판응집 억제
-정충의 운동성 증가, 남성불임 예방
-세포사멸(Apoptosis)
-바이러스변종 억제
-두뇌개발-뇌세포 보호
[자료:대한암예방학회]

셀레늄 결핍과 관련이 있는 질환
-심장 근육 질환-협심증
-고혈압-심혈관계 질환
-근육약화
-근육통증
-다발성 근석회화증
-관절염-성장 저하
-용혈성 빈혈-악성 빈혈
-알코올성 간경변
-알코올성 심근 질환
-각종 암-당뇨병
-낭포성 섬유증
-유아 돌연사 증후군
-아토피성 피부염
-당뇨병성 망막증
-백내장
-황반부변성
-남성 불임
-면역기능 저하
-감염성 질환-말라리아
-에이즈(AIDS)
-변종 바이러스(독감-에볼라-심근염)
[자료:대한 암 예방학회]

정안식[한국과학기술원 생물과학과 교수]

3. '셀'자 붙은 제품이 뜬다

몇 년 전 국내 한 유명 제약회사가 회장 비서실로 걸려온 한 통의 외부 전화로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회장이 부재 중이어서 전화는 비서실 직원이 받아 비서실장에게 메모로 전달됐다. 메모 내용은 이랬다. "4~5년 후면 한국에도 셀레늄 열풍이 불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하면 돈방석에 앉을 것이다. 모든 노하우를 내가 갖고 있다. 나를 회장에게 소개해달라." 물론 그 메모는 묵살됐고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났다. '정신나간 사람의 장난전화'라는 비서실장의 결론으로 셀레늄은 기억 속에서 잊혀졌다.

셀레늄 열풍이 불면서 제약업계에 전설(?)처럼 떠도는 얘기다. 사실이라면 이 제약회사는 지금 땅을 치고 후회할 만하다. '정신나간 사람 장난전화' 내용대로 최근 셀레늄에 대한 연구와 이를 이용한 제품 개발에 식품업체와 제약업체 등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림 '셀 레노메티오닌 치킨' 출시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우유와 달걀 등을 생산하는 식품 관련 업체다. 특히 서울우유는 최근 미량 원소인 셀레늄이 함유된 '셀크(selk)'라는 우유를 출시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3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셀크에는 천연 셀레늄이 40μg±10(1000㎖당, 이하 같음)이 들어 있어 일반 우유의 셀레늄 함량보다 2~3배 정도 높다"고 설명했다. 셀레늄은 모유 중 초유에는 13μg 내외가 들어 있으나 10일 이후 성숙유에는 10μg 내외 함유로 점차 줄어들며, 국내 일반 우유의 셀레늄 함유량은 15μg 정도다.

국내 최대 닭고기 생산업체 중 하나인 하림도 2000년 5월부터 셀레늄이 첨가된 닭고기 '셀 레노메티오닌 치킨'을 내놓았다. 셀레늄 성분이 첨가된 모이를 먹고 자란 닭은 평범한 닭보다 몸값이 2배나 비싸지만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편이다. 매달 25만 마리가 7개 공장에서 출시되고 있을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 하림의 한성희 전무는 "셀레늄을 첨가하면 마리당 사료비가 평균 550원 더 든다"면서 "하지만 부가가치도 높은 데다 소비자가 기능성 제품을 원하고 있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닭고기와 함께 각축을 벌이고 있는 분야가 셀레늄이 첨가된 기능성 달걀이다. 셀레늄이 첨가된 기능성란과 영양란은 일반란에 비해 2~3배 높은 가격에 판매되지만 맛이 뛰어나고 영양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입소문이 번져 이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기능성란인 '알짜란'은 비타민A-E, 셀레늄이 강화된 계란으로 12알이 2,360원, 10알이 1,970원에 판매된다.
CJ 계열 냉동전문회사 모닝웰도 최근 흑미로 만두피(1.89% 함유)를 빚어 만든 '흑미쌀 찜만두'를 출시했다. 흑미는 비타민B-E 등의 영양분이 많고 셀레늄이 다량 함유돼 있어 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셀레늄 신드롬을 톡톡히 보고 있는 분야는 제약업종이다. 제약업체들은 영양제에 셀레늄을 이미 첨가했거나 첨가를 서두를 정도로 셀레늄은 하나의 기본 성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주)은 최근 특수인삼추출물 G115와 20여 가지의 비타민과 미네랄이 함유된 종합영양제 '게리아트릭 파마톤'을 '파마톤 캡슐'이라는 제품명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된 '파마톤 캡슐'은 기존 제품에 체내의 효소합성을 도와주는 비오틴과 엽산, 노화방지 물질인 셀레늄을 추가했다. 또 지방대사 물질인 레시틴을 기존의 60㎎에서 100㎎으로 늘려 동맥경화 예방 효과를 높였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국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파마톤 캡슐은 시중에 나와 있는 비타민 제제 중 유일하게 G115를 함유하고 있으며 인체에 필요한 성분을 균형있게 배합한 제품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그 약효와 우수성이 입증되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도 최근 암-고혈압-당뇨병-심장질환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 좋은 성인 영양제 '로가톤골드 캅셀'을 개발, 시판에 들어갔다. 이 제품에는 토코페롤과 베타카로틴, 셀레늄, 비타민C-B1-B2-B3-B6-B12 등 각종 항 산화제가 복합적으로 들어 있어 노화와 근무력증, 심장기능 장애, 식욕감퇴, 구강질환, 신경과민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한미약품은 설명했다.

대형 유통업체 앞다퉈 전용 매장 개설

다단계 회사인 유니시티 네트워크 코리아도 최근 유아 및 어린이용 건강보조식품 '칠드런스 포뮬라'를 내놨다. 성장부진, 허약 체질이거나 음식을 가리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인공색소를 사용하지 않고 천연 블루베리 맛과 향을 내도록 했다. 칼슘-철-마그네슘-셀레늄-크롬-망간-구리-아연-비타민-자일리톨 등 성분이 함유돼 있다.
게란티제약도 최근 폐와 목을 보호하는 건강 보조식품인 '니코탈'을 내놓았다. 니코탈은 게르마늄이 함유된 효모인 건조효모분말G란 기능성 물질을 갖고 있어 니코틴-타르-카드뮴 등 독성을 없애주며 세포 내 일산화탄소 배출도 촉진시킨다고 설명했다. 셀레늄을 비롯해 도라지 추출물, 글리신, 바이오플라보노이드, 베타카로틴, 비타민A-C-E-B1-B2-B6 등이 들어 있다. 게란티제약 관계자는 "니코탈은 기관지 및 폐를 보호하는 영양물질과 체내에 축적된 독소 및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천연식물 엑기스 등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식품-제약업체들의 공세에 힘입어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도 앞다퉈 전용 매장을 개설하거나 농가와 직영체제를 구축하는 등 셀레늄을 이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그넷은 전 점포에 하림에서 공급받고 있는 셀레늄 닭고기를 비롯한 각종 셀레늄이 첨가된 제품을 팔고 있다. 또 삼성플라자 분당점도 지하1층 식품관에 셀레늄을 일정량 첨가시킨 '셀라늄 팽이버섯(셀머쉬)'을 판매하고 있다.

호텔도 셀레늄을 이용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서울 힐튼호텔 일식당 겐지는 최근 최고급 참치인 '블루 핀 투나' 특선을 마련, 고객 유치에 나섰다.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기억력 향상, 성인병 예방, 콜레스테롤 감소, 노인성 치매 예방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참치에는 셀레늄을 비롯한 DHA-EPA-비타민-미네랄 성분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당분간 셀레늄은 국내 식품-제약업체 사이에서 가장 큰 화젯거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4. 국내 학계도 효능 연구 활발

국내에서 셀레늄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당연히 전문 연구진도 많지 않다. 미진하지만 셀레늄 연구가 이뤄지는 것은 김대중 정부 때 시작된 BK21 사업에 생명공학 분야가 포함되면서 서울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셀레늄을 연구하는 생명공학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서울대와 고려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의 학교 산하 연구소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들의 공통점은 생명 연장의 꿈을 갖고 있다는 것과 게놈 연구 경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병재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 교수는 서울대에서 미생물학 박사과정을 마친 뒤 미국으로 건너가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 암연구소(NCI) 등에 근무하며 인간의 질병에 관한 지식을 쌓았다. 이 교수는 이 시절 NCI에서 돌프 햇필드(Dolph L. Hatfield) 박사와 만나면서 셀레늄에 관해 눈을 뜨게 됐다
30년간 셀레늄을 연구한 햇필드 박사는 [셀레늄, 분자생물학과 건강을 위한 역할]이라는 책의 저자로 셀레늄 분야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인물. 7년간 NCI에서 햇필드 박사와 함께 일한 뒤 1991년 귀국한 이 교수는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로 부임한 뒤 유전공학연구소에서 3명의 학생과 함께 셀레늄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이병재-정안식-김익영 교수 손꼽혀

박사과정 5년차인 권 소연씨는 서울대 유전공학연구소에서 '넘버3'로 꼽히는 고참 연구원. '셀레늄 단백질 SPS2 와 OAF에 대한 특성 연구'를 주제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BK21의 지원을 받아 스승인 이병재 교수가 재직했던 NCI에서 3년간 해외연수를 받은 베테랑이다. 이밖에 생명 과학부 석사과정인 백 승희씨와 중국 북경이공대학을 졸업한 뒤 귀국한 김 경순씨 등이 이 병재 교수를 보좌하고 있다.

독성생화학 전문가인 KAIST 생명과학과 정 안식 교수도 셀레늄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건국대에서 축산학을 전공하고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에서 영양학 석사를 마친 뒤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서 독성생화학으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방향을 전환했다. 정 교수는 항암작용 등 셀레늄의 효능보다는 셀레늄이 작용하는 근본 메커니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정 교수는 "많은 셀레늄 구성 요소들이 암 예방 효과를 지니고 있지만 그 근본원리에 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별로 없다"며 "우리 팀의 연구는 이를 밝히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박 종민씨와 김 애경씨 등이 정 교수의 연구를 돕고 있다.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김 익영 교수도 세포분자생화학연구실을 이끌며 셀레늄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김 교수는 알레르기 천식에 셀레늄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규명한 논문이 지난해 세계적인 생화학 논문집인 [저널 오브 바이올로지컬 케미스트리]에 실리기도 했다.

산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인물도 있다. 이 명희 박사(뉴트리라이프 대표)는 셀레늄이 첨가된 사료를 개발해 특허까지 받았다. 이 박사의 특허 사료는 하림과 서울우유에서 현재 닭과 젖소에게 먹이고 있다. 이를 통해 셀레늄이 강화된 닭고기와 우유를 얻고 있다.
정일환 기자 whan@kyunghyang.com

작성일 : 2004년 07월 30일 15:28:26